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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23:49

한가로운 퇴촌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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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퇴촌의 하루
 
[2024/09/16, 월] 
 
지난 주 일요일에 미리 여주 계림리 종중묘역에가서 성묘를 했다. 그 땐 작은 손녀 예린이만 데려갔다. 큰 손녀 예솔이가 수행평가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못 데려 갔다. 예솔이는 작은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날을 잡아서 퇴촌에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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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에서 정원으로 향하는 길. 아이들이 정원에서 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잡은 날이 오늘이다. 집에서 좋은 구이용 소고기를 한 박스 챙기고, 루왁 커피를 챙기고 중간에서 두 아이를 픽업하여 퇴촌으로 향했다. 퇴촌 입구인 광동리의 하나로 마트에 들러 소고기를 좀 더 사고 과일을 사려했는데, 마땅치가 않았다. 그래서 퇴촌의 금릉마트에 들르니 괜찮은 품질의 소고기가 있어서 큰 걸로 세 팩을 더 샀다. 두 집 식구가 먹어야 하는 거라서 충분한 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샤인 머스켓 포도도 큰 것 한 박스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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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마련된 임시 가설 풀
 
동생이 정원에 임시 풀을 설치했으니 애들에게 미리 수영복을 준비해 오라고 했었다. 예린이에게 물으니 잘 챙겨왔다고 한다. 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줬다. 큰 아이에게는 콘서트 같은 곳에 가면 필요할 오페라 글라스(소형 고배율 망원경)를 하나 줬고, 기타를 배우고 있는 작은 아이에게는 뮤즈텍 튜너(디지털 조율기), 기타 줄높이 측정기, 그리고 카포를 주었다. 그리고 미러 선글라스와 변색 선글라스도 각 하나씩 선물했다. 특히 내가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버버리 햇(Burberry hat)을 걔네들이 돌려(?) 쓰라고 선물했다. 그건 하나밖에 없는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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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도 무서워하는 “대한민국 중2” 예솔이. 물놀이 같은 건 유치해서 못 한단다.
???? 왼편 아래는 함께 간 우리집 말티즈 줄리.
 
도착하자마자 예린이는 수영복으로 환복을 하고 물장난에 돌입했다. 그런데 ”무서운 중2“ 예솔이는 풀 옆의 등받이 의자에 앉아 구경만 한다. 물놀이 안 할 거냐고 물으니 그건 유치하다는 말씀이셨다.???? 와, 역시 김정은이도 무서워한다는 대한민국의 중2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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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예린이는 물놀이 중.

 
예린이가 배드민톤을 하고, 공놀이를 하는데 작년만해도 함께 끼어 놀던 예솔이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로 휴대폰을 보거나 유치한 네 명의 어린이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많이 달라졌다.^^; 가만 보니 실제로 전과는 다른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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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직후에 공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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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네 큰 조카의 친구와 아들까지 와서 아빠는 정원의 잔디를 깎고, 아들은 물놀이, 공놀이, 배드민톤에 참여했다. 그들과 함께 모여 도예 작업장의 작업대 테이블에 차려진 점심을 먹었다. 내가 사 온 소고기를 굽고, 제수씨가 맛있는 갈비찜까지 준비해주어 모두들 만족할 만큼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소고기 구이에 곁들여진 채소는 모두 이 집의 텃밭에서 자란 것들이다. 맛있는 부추 무침도 있었는데, 그 부추의 예쁜 꽃이 화병에 꽂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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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불판 두 개 놓고 열심히 굽는 중.
 
아이들은 정원에서 놀기도 하고, 집 바로 뒤의 밤나무가 지천인 산으로 밤을 따러 가기로 했다. 동생과 나는 도예 작업장 2층에 따로 마련된 음악 감상실(이자 동생 손녀의 놀이터)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 알텍 랜싱 보이스 오브 더 씨어터(Altec Lancing Voice of the Theatre) 대형 스피커와 클립쉬(Klipsch)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중음이 강조된 음악이 정겹고, 마치 실황 연주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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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작업장 2층의 음악 감상실. 이 집 손녀의 놀이터이기도...(중간에 그네가 있다.)
 
퇴촌에 오면 느껴지는 건 한적함과 여유로움이다. 특히 이같은 명절 가까운 날에 느껴지는 풍요로움도 한몫하니 더이상 좋을 수 없다. 이곳은 정말 마음 편하게 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볼륨 레벨을 오디오파일 수준으로 높여 들을 수 있는,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서는 불가능한 전원의 독립 주택이라 가능한 일이다. 
 
오늘은 구름이 많은 날이라 전형적인 가을의 파아란 높은 하늘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은 밝다. 여기에서 5시 정도까지 있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미사강변도시의 미사역 한 귀퉁이에 있는 밀양박씨 종중회관, ”미사 일옹타워“에 갈 예정이다. 아이들이 거길 못 가봤기 때문이다. 
 
그 16층 오피스텔 건물의 꼭대기 층에 널찍한 종중회관이 있는, 2021년에 우리 박씨종중에서 지은 건물이다. 종중회관 벽에 걸린 증조 할아버지 사진도 보여주고, 집안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좀 해 준 후에 그 1층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스테이크 샌드위치라도 사 준 후에 애들 아파트에 데려다 줄 예정이다.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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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 입구의 나팔꽃 - 아침 일찍 피어 오전 10시경 지속되고 꽃을 오무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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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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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하게 열린 정원의 모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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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하늘을 능멸하듯 고개를 치켜 세운 능소화.(미국 능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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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조카(왼편 박찬근)는 친구인 민구 아빠와 함께 잔디 깎기에 열중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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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는 물놀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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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조카의 아들 박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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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지켜보는 작은 할아버지와 작은 조카 그리고 애들 물장난을 피해 멀리 가 있는 예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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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할아버지가 풀을 향해 물을 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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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생은 의자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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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카(수아 엄마)가 줄리를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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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에 비해 꽤 많이 큰 예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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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테이블. 평소엔 도예 작업용 테이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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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군데서 고기를 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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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의 흰색 부추꽃 - 함께 밭에서 수확한 부추는 부추무침으로 상위에 올라와 있었고 맛있었다. 중간의 핑크색 꽃은 꽃범의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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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만들어진 HomArt 선풍기가 소리도 없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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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작업장 2층의 음악 감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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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작업장 2층의 창문가에서 페북 포스팅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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