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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도 새콤한 물김치 만들기

 

박순백 / 5일 전(08/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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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여러 가지 집안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집사람이 거동하기 힘들어하기에 그 오랜 세월 신세만 져 온 내가 그 신세를 조금씩 갚아가고 있는 중이다.

 

몸이 편치 않다보면 입맛을 잃게 된다. 운동을 많이 하지 못 하니 입맛이 있을 리도 없다. 여름이 되면 그게 더 심해지는데, 어느날 집사람이 물김치를 찾았다. 나박김치 말이다. 그래서 한 번 마트에 있는 걸 사왔는데 그게 있으니 밥 먹기에 좀 나았다고 한다. 그래서 몇 번 물김치를 사 왔는데, 마트에서도 사고, 반찬가게에서도 사고 여기저기서 사봤다. 

 

작은 통 하나에 담긴 게 대략 4천 원 정도했다. 한 번은 반찬가게에서 사 왔는데 통이 조금 컸고 그건 5,500원이었다. 사는 곳마다 맛이 비슷한 듯 다 달랐다. 대체로는 괜찮은 맛들이었는데 특별히 맛있는 집도 있었다.(하필 먼 데 있는 반찬가게 것이 그랬다.) 어쨌든 한 통을 사면 두 끼 정도 먹거나 때에 따라 세 끼 정도까지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사오는 곳마다 김치의 익은 정도가 다 달랐고, 내용물도 다 달랐다. 미나리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있고, 배(pears)가 들어간 것, 액젓을 넣은 것,  설탕이나 올리고당이 들어간 것 등등 모두 달랐다. 당연히 그래서 맛이 서로 차이가 있었다. 특히 문제는 그걸 언제 사오느냐에 따라서 산도(酸度/acidity)가 달라지는 것이었다. 만든 날 사 온 것이면 덜 익은 것이라 더 익혀야 했고, 어떤 건 너무 익어있기도 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일단 가격이 내 생각보다 꽤 비쌌다. 재료를 구해서 만들면 커피를 마실 때 생두를 로스팅해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도 더 경제적으로 물김치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간 먹어 본 것 중에서 가장 맛있던 것에 가까운 맛으로 물김치를 만들자는 것도 큰 이유였다. 또한 한 번에 많이 만들어놓고 그 산도를 조절해 가면서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했다.

 

물김치를 만들 때 배추, 무, 당근, 쪽파, 생강, 소금, 설탕(혹은 올리고당), 생수는 필수적이고, 양파, 미나리, 다시마 우린 물, 다시마, 고춧가루, 액젓 등은 취향에 따라 넣든가 말든가를 결정하면 된다. 집사람이 요즘 입안과 입술이 약간 터서 매운 걸 못 먹으니 고춧가루는 제외하고, 액젓을 넣으면 물김치가 맑은 색이 안 나기도 하고, 뭔가 쿰쿰한 맛이 도니까 이것도 취향에 따라 빼거나 조절하면 된다. 

 

하여간 그렇게 웹상의 물김치 레시피를 참고하여 만들어봤는데 처음부터 완전 성공이었다. 한 번 만들 때 꽤 많은 양을 만들었다. 난 많이 익힌 신 걸 좋아하므로 냉장실에서 적당량을 꺼내 익혔다가 먹고, 집사람은 밖에 조금 두었다가 냉장실에 넣은 살짝 익은 걸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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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사진은 그제 만든 것으로서 세 번째 만든 것이다. 이걸 이틀째 먹고 있는데 원하던 맛 그대로라서 다행이다. 이건 액젓을 넣은 것과 안 넣은 것 두 가지로 만들었다. 세 번 만들면서 맨 처음엔 미나리 사는 걸 잊어서 못 넣고, 두 번은 미나리를 사려니 그게 다 떨어졌기에 못 넣었다. 미나리를 넣으면 맛이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마트에 배(이건 갈아넣는 재료)가 없어서 대신 청사과를 사서 작게 잘라 넣었는데 익으니(산화하니) 붉은 빛이 돌고, 물기를 많이 머금어 부풀기도 하고, 식감이 너무 물러지는 경향이 있다. 맛은 괜찮다.

 

진짜 좋은 건 전엔 마트나 반찬가게에서 사 온 것들은 집사람이 아껴 먹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맘껏 즐기고 있다.

 

- 그간 처형이나 제수씨께서 김치를 만들어 주시곤 했는데, 이제 김치도 내가 만들어봐야겠다. 여러 번 김치를 만들어 주신 처형(신정아 모친)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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