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리힐리파크에서 개최된 제29회 기선전 토코 부쓰에서 처음으로 이 제품을 사용해 봤습니다.(2013년 2월 23일, 24일에 웰팍 C1, C5, E1 슬로프 등에서 사용.)


- 웰팍 토코 부스에서 제 엘란 월드컵 회전 스키에 Rub-on Wax 처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당시 왁스기가 완전히 빠진 제 스키에 리무버로 바닥 청소도 않고, 이 콜드 왁스를 골고루 바른 후 콜크질과 브러슁만 한 후에 장비를 착용했습니다. 부쓰 앞에 섰을 때부터 스키 바닥의 매끄러움이 느껴지더군요. 거의 경사가 없는 바닥이라 왁싱 이전에 스키를 신은 채 그 자리에 서서 대화를 할 정도였는데, 왁싱을 한 후 같은 자리에 서고보니 서서히 미끄러짐이 일어남을 느낀 것입니다. 평평한 바닥으로 생각한 그곳에 아주 미세한 경사가 있었던 것이고, 왁싱의 결과 그런 일이 생긴 것이지요. 황당할 정도이더군요. 이게 High Fluoro의 불소 왁스이니 사실 그런 매끄러움이 별로 이상한 게 아니지요. 단지 그 놀라움은 이런 간이 왁스로 손쉽게 왁싱을 한 후에도 그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데서 기인한 것입니다.

그 효과는 일반 왁싱을 했다가 세라 왁싱으로 바꾼 후의 차이 같은 정도라고 할만한 정도였습니다.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당장 몇 번의 스킹을 했는데, 역시 그 성능이 뛰어났습니다. 일반적인 핫 왁싱을 한 것 같은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왁싱을 권했고, 그들의 의견을 청취한 바도 제 생각과 같았습니다. 굵은 립스틱 형태의 토코 HF Rub-On Wax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하나 챙겼습니다.^^ 가격은 3만 원.



평소에 제가 핫 왁싱을 못 하는 경우, 현장에서 홀멘콜 사의 물 왁스를 발라 썼기에 그것과 이 Rub-on Wax의 성능을 비교해 봤는데, 미끄러짐의 정도에 있어서 꽤 차이가 있습니다. 후자인 토코 러브-온 왁스가 더 뛰어납니다. 그리고 왁스기의 지속 여부도 후자가 더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상의 간편함과 좋은 효과라는 장점만 있지는 않고, 단점도 있습니다. 왁스기의 지속 효과가 핫 왁싱에 비해서는 당연히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추어 스키어로서 핫 왁싱의 효과를 하루 전일 정도라고 볼 때 이 간이 왁싱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핫 왁싱의 전일 스킹에 비하여 반 정도인 한 나절 정도만 만족스러울 정도입니다.(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Rub-on Wax를 가지고 다니며 왁싱할 때 필요한 콜크나 펠트+콜크의 부속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불편하다는 것입니다.(홀멘콜이나 토코 물왁스 통에는 이런 것이 부착되어 있어서 편리함.) 몇 번 강설과 스프링 모글의 습설에서 사용해 보니 왁스를 칠한 후 이걸 콜크질로 마찰을 주어 고르게 펴면서 바닥재에 침투하게 하는 게 꽤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부러 왁스 칠만 한 후에 강설에서 타 보기도 했는데 그 경우에는 미끄러짐 효과도 적고, 왁스기의 지속 효과도 매우 짧았습니다. 이 왁스를 바르고 습설에서 스킹할 때의 활주성도 대단히 좋습니다. 발수성(water repellency) 자체가 커서 그런 듯합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 왁스 통 하단의 나사를 돌려 내부의 고체 왁스를 립스틱처럼 밀어 올려 쓰게 되어 있는데, 나사를 무리하게 계속 돌려 올린 후에는 나사를 거꾸로 돌려도 그 왁스가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왁스를 위에서 누르면서 나사를 돌리면 다시 내려갑니다. 한 번 왁싱을 할 때 들어가는 왁스의 양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언뜻 보아서는 20~30회 이상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제품이 콜드 왁스여서 그런 건지 낮은 온도에서 사용하는 데 적합화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이 제품은 스키장 외부의 추운 곳에서 바르고 콜크질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걸 약간 높은 상온 상태에서 칠하고 펠트+콜크 도구로 문지르니 오물과 결합하여 마치 때가 밀리는 것처럼 일어나더군요.^^; 이 경우엔 왁스가 도포되지 않습니다. 추운 곳에서 강하게 콜크질을 해서 쓰면 됩니다.

상온에서 왁스를 문지른 후에 헤어 드라이어로 열을 가해 봤는데 왁스가 일반 왁스처럼 쉽게 녹지는 않더군요. 힛건을 사용하니 잘 녹습니다. 그렇게 녹은 걸 식혔다가 콜크질을 하니 일반 왁스처럼 바닥재에 잘 스며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왁스의 지속 효과가 더 좋아지겠지요.(하지만 이렇게 힛건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왜 러브-온 왁스를 바르겠습니까? 핫 왁싱을 하지요.^^)


- 이런 식으로 아래쪽 나사를 돌리면 안의 왁스가 밀려 올라옵니다.(아래 1번 사진과 같은 건데, 이제 보니 그건 제가 웰팍 부스 현장에서 찍은 걸 히마존에서 활용하셨네요.^^)

두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그간의 경험을 적어 봤습니다. 간이 왁스 도구로 적극 추천합니다. 아마추어 스키어가 이걸 현장에서 사용키 위해 필요한 것은 위에서 지적했듯이 왁스 칠을 한 후에 그걸 문질러(마찰시켜) 정착시킬 도구입니다. 콜크나 펠트 천이 부착된 콜크를 함께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사용법은 워낙 간단한데, 아래 히마존의 정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