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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8:48

슬기로운 음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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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금] 

 

슬기로운 음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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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를 좋아하다보니 한동안은 코카콜라를 캔 박스로 구입해서 쌓아놓고 먹었다. 근데 집사람이 “그거 그렇게 먹다가는 온몸의 칼슘이 다 빠져나가서 좋아하는 운동을 모두 못 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콜라에 포함된 인(燐)이 그런 작용을 한다는 건 나도 들은 바가 있어서 콜라를 줄였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버거킹 같은 데 가서 콜라를 마시는 것 말고는 콜라 댓병을 사서 집에 오는 일도 줄였다.

 

그러다 탄산이 그리워서 이탈리아제 산펠레그리노를 박스로 사다놓고 먹기도 했는데... 거긴 당분이 없다보니 당이 그리워서 스프라이트를 박스로 구입해서 먹었다. 그 이전엔 칠성사이다를 박스로 샀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네델란드의 나르당향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프라이트로 바꿨다. 박스의 스프라이트 캔을 꺼내 냉장고에 딱 3개를 넣어두고 하나 먹을 때마다 박스에서 꺼내 냉장고 삼총사에 다시 하나씩 보충을 하는 식이다.

 

난 음주가가 아니다. 술은 거의 못 마신다고 봐야한다. 직장생활하던 시절이 술을 강권하던 시절이었는데, 그게 정말 싫었었다. 다행히 젊은 직장 문화의 (주)한글과컴퓨터로 옮기니 거긴 그런 음주 강권 문화가 없어서 좋았다. 제목의 “슬기로운 음주생활”이란 말은 그래도 내가 가끔 알콜을 섭취한다는 얘기고, 소량의 알콜을 다량의 탄산음료에 섞어 마신다는 얘기다.

 

며칠전 포스트에 있는 것처럼 스프라이트에 샴페인을 섞어 마시기도 하고, 오늘처럼 스프라이트에 맥칼란 위스키를 조금 따라 넣기도 한다. 이런 버릇은 꽤 오래된 것이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내가 당연히 술을 마실 거라고 생각하고, 술을 선물했었다. 고마운 마음에 안 마신다고 하기도 그렇고 하여 그냥 받곤 했다. 당연히 그 술들 중엔 고급 술이 많았다. 마오타이주(茅台酒), 꼬냑, 스카치 위스키 등 종류도 다양했다. 처음엔 우리집을 방문한 술꾼 친구들이 보며 탐을 내서 그들에게 줬다.

 

그러다가 아주 좋은 향기를 가진 꼬냑 같은 건 집에 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생겼다. 80년도 초반에 고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께서 서울대교구장으로 계실 때 명동성당으로 찾아뵌 일이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기다리는 동안 추기경님의 비서가 오렌지 주스를 내왔다.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데 뭔가 맛이 좀 이상하다. 알고보니 주스에 꼬냑을 약간 추가한 것이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김 추기경님 사무실에서는 당시에 무조건 그 꼬냑이 섞인 주스를 준다는 것이었다.^^;(아마도 방문객들이 너무 어려워해서 릴랙스하라고 그런 음료를 준 게 아닌가 싶다.) 술꾼이 아닌 나는 거기 섞인 알콜에도 얼굴이 반응을 했다. 추기경님과 말씀을 나누는 순간에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그 이후에 알콜 섞인 주스를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클럽메드 같은 해외의 큰 리조트에서 웰컴 베버리지로 내주는 뱅쇼(vin chaud) 같은 것도 매우 즐기게 됐다. 평소에 그런 알콜이 조금 추가된 음료를 자주 마시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 생각이 나면 오늘처럼 맥칼란 위스키가 섞인 스프라이트를 마시는 일도 있다. 이런 음료가 몸에 들어가면 살짝 반응이 온다. 그리고 힐링하는 기분이 들곤한다. 

 

그래서 한 잔 했다. 술 아닌 베버리지로 여기는 “슬기로운 음주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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