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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존 바에즈와 그녀의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에 대한 글을 두어 개 쓴 게 있는데, 여기서 찾으니 없다. 그것도 몇 해전의 서버 사고에서 날아간 데이터 목록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ㅜ.ㅜ 할 수 없이 2021년 3월 18일에 페이스북에 쓴 또다른 글이라도 이리로 옮겨올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여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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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메리의 사랑, 그리고 치퍼와강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서 무려 150여 무리를 가진 대단히 큰 인디언 부족 중 하나로 치퍼와 부족(Chippewa Tribe)이 있습니다. 그들은 치퍼와 강(The Chippewa River) 주변에 살았는데, 이 강은 위스칸신주의 중서부에서 북서부를 걸쳐 흐르는 294km의 긴 강입니다. 이 강 주위에는 향나무인 시더(cedar), 즉 삼나무 등의 소나무 숲이 많아서 미국의 전래동화나 전통민요에서는 이 강을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The River in the Pines)"이라 부릅니다.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은 여기서 미국의 포크송 하나를 떠올릴 것입니다. 이 치퍼와 강가에 살던 챨리(Charlie)란 강촌 소년과 그의 연인으로서 피어나는 장미보다 더 예쁜 처녀인 메리(Mary)에 관한 얘기를 소재로 한... The River in the Pines는 제가 매우 좋아하는 노래죠. 실은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위스칸신주에서 전래된 이 노래는 가수 존 바에즈(Joan Baez)가 불러서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불멸의 포크송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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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아름답지만 내용은 어둡고 비극적입니다. 영어를 잘 모르던 어린시절에 따라부르곤 했는데 차분하고도 꾸밈이 없는, 그리고 매우 청아한 존 바에즈의 음성 때문에 왠지 가슴에 저며오기는 했지만 그 안의 비극이 전해져올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매우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제목이 전해주는 서정적인 분위기와 가슴시리게하는 존 바에즈의 음성 때문에 그 노래는 뇌리에 깊이, 가슴에 깊이 스며들어있었지요. 

 

나중에 그 노래의 전체적인 의미를 알게 되니 정말 가슴이 시려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전래된 그 민요는 치퍼와 강가에 살던 인디언 청년과 처녀의 사랑과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것 같습니다. 근데 노래 가사에 의하면 봄에 결혼한 그들이 겨우 두 계절을 보내고 비극을 맞습니다. 그래서 그걸 가슴아파한 주변인들이 그 이야기를 구전되는 노래로 남긴 것이겠지요? 물론 실제 그런 일이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내용으로 보아서는 정말 있었을 듯한 이야기입니다. 

 

자주 듣곤 하지만 오늘은 왠지 생각이 깊어져서 다시 그 노래를 심층있게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그 영어 가사를 하나하나 되짚어 봤지요. 그리고 웹상에 있는 이 노래의 번역본들을 봤는데, 부분적으로 맘에 안 들게 번역한 것들이 많고, 심지어는 그 치퍼와란 단어가 뭔지 모르다보니 그걸 엉뚱한 두 개의 단어로 나눠서 말도 안 되는 번역을 해놓은 경우까지 있더군요. 어쨌든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번역을 해봤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제 오랜 친구이자 페친으로서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옥화 교수를 잠깐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위스칸신주에서 오래 산 이 교수도 그곳의 전래 민요인 이 노래를 존 바에즈의 포크송으로 즐겨 듣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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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eDfE71ykI8?si=_VNXuPzjpixEzll7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

 

노래: 존 바에즈

 

메리란 처녀가 있었어요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이른 봄에 피는

장미보다도 더 달콤했죠

그녀의 생각은 즐겁고도 행복했고

아침 역시 즐겁고도 화창했어요

그녀의 사랑은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촌의 소년이라서...

찰리는 봄에 메리와 결혼했어요

나무들이 일찍 움을 트고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했을 때...

하지만 초가을 

과일로 술을 담을 때 내가 돌아올게요 내 사랑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에서라며 그는 떠났고... 

위스칸신의 황량한 기후속의

이른 아침이었죠

그가 마지막 운명의 시간,

치명적 급류에 휘말렸을 때.

사람들은 저 아래 바위투성이 해안가에 누워있는

그의 시체를 발견했죠

소리 없는 강물이 잔물결을 일으키고

바람에 속삭이는 삼나무들이 있는 곳

지금은 모든 통나무 뗏목들이

치퍼와강을 떠내려가는 그곳

거기 길을 가던 운전자들이 찾는 

외로운 무덤 하나가 있어요

그들은 맑게 갠 날 아침 

그 무덤에 들꽃들을 심었죠

그건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에서 온

두 젊은 연인들이 묻힌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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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ver In The Pines

 

Joan Baez

 

Oh, Mary was a maiden

When the birds began to sing.

She was sweeter than the blooming rose

So early in the spring.

Her thoughts were gay and happy

And the morning gay and fine,

For her lover was a river boy

From the river in the pines.

Now Charlie, he got married

To his Mary in the spring

When the trees were budding early

And the birds began to sing.

But early in the autumn

When the fruit is in the wine,

I'll return to you, my darling

From the river in the pines.

It was early in the morning

In Wisconsin's dreary clime

When he rode the fatal rapids

For that last and fatal time.

They found his body lying

On the rocky shore below

Where the silent water ripples

And the whispering cedars blow.

Now every raft of lumber

That comes down the Chippewa,

There's a lonely grave that's

Visited by drivers on their way

They plant wild flowers upon it

In the morning fair and fine.

'Tis the grave of two young lovers

From the river in the pines

 

노래는 좋으면 그냥 좋은 거지 굳이 가사를 따질 필요는 없는데 가사도 노래의 중요한 일부이다보니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하지만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은 의미를 따지면 가슴아픈 것이라 그냥 존 바에즈의 청아하고도 꾸밈 없는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음률과 가사에 젖습니다. 그냥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는 가운데 의미를 따지지 않고 이 노래를 따라부르던 청년시절의 기억. 그로써 마음속의 뭔가가 정화되는 듯한 느낌으로 듣고 또 듣던 이 노래를 오늘도 여러 번 되돌려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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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젠 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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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an Baez란 이름을 발음할 때 대개 "존 바에즈"라고 한다. 하지만 Joan이란 표기를 보면서 이를 "조안"이라고 한글 표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Joan은 Joanna의 약칭으로서 원래는 "조애나"로 발음되는데, 이게 Joan으로 표기할 때의 실제 발음은 미국과 영국 모두 "조운(dƷóun)"으로 발음한다. 그렇게 티나는 표기를 할 수 없다보니 대개 "존"으로 쓰는 것이다. 사실 발음을 가지고 따지고 들면 Baez도 "바에즈"가 아니라 "바이즈"이다. "조운 바이즈"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애들도 "바에즈"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우린 "존 바에즈"라 부르기로 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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