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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를 많이 따지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만은... 난 명품을 선호하는 축에 든다. 그 중 버버리(Burberry)와 까르띠에(Cartier)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등산할 때 쓰는 모자로부터 지갑, 벨트, 버버리(코트), 티셔츠, 백, 향수 등등 오래 살다보니 버버리 로고가 붙은 온갖 잡다부레한 것들과 함께 하고있다. 까르띠에 역시 시계 3개, 필기구, 벨트, 장지갑, 작은 지갑, 넥타이 핀, 커프스 등등 이것도 따지고 보면 별 게 다 나온다.

 

가성비로 따지면 바닥인 것이 명품이다. 그리고 그게 실제의 가치보다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에 의해 부풀려진 가격이라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때로는 명품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런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소위 명품들은 잘 만든 제품의 극에 달할 때 그렇게 불린다. 어떤 물건을 돈쳐들여서 만든다고 명품이 탄생하지도 않고, 두 배 들여 만든다고 두 배 좋은 물건이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돈을 들일수록 좋은 제품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지만 명품은 돈으로 만드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인정신이라는 걸 논하게 된다. 작은 것에, 작은 일에, 디테일에 몰두하면서 더 나은 걸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지 않고는 명품을 탄생시킬 수 없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자 할 때 갈수록 만든 공에 비해서 결과물에서의 성과는 실망적일 경우도 많다. 발전된 모습이 들인 공에 정비례해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판엔 아주 조금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과 노하우와 노력과 때로는 희생까지 곁들여야만 한다. 거기서 생긴 작은 차이, 그런 "차이"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이를 오래 유지해 오면서 확립된 무형의 자산이 브랜드이다. 그렇게 명품 브랜드가 태어난다. 그러한 무형의 가치가 가진 상징성, 그 메타포(metaphor)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역시 그들의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는 것일 게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걸 좋아하는 건 아니며, 항상 그런 일에 끌리는 게 옳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특히 가치를 따져보기도 전에 무조건 명품이라 알려진 걸 사서 그걸로 자신을 포장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기에... 어찌보면 촌놈들이 명품에 연연하는 경향이 있기는 한 것 같다.^^; 실은 나도 경기도 촌놈이다. 우리 어릴 적엔 모두가 어려웠으니까 내가 특별히 어렵게 살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가지고 싶은 게 많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런 촌놈이라서 커서도 갖고 싶은 게 많고, 또 좋은 걸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리라 생각된다. 

 

위에서 왜 명품인가를 얘기했지만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중언부언하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근데 명품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혹은 대충 짐작하면서도 일부러 그걸 헐뜯는 사람들이 많다. 디올 같은 경우, 원가 대비 50배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기도 하는데, 그걸 무조건 악덕장사군의 짓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태반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이... 조금 잘 만들기는 쉽고, 거기서 좀 더 잘 만드는 것도 아주 어렵진 않지만, 매우 잘 만들려고 하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 들인 공에 비해서 성과가 너무나도 적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더~ 더~ 더~ 더~ 하면서 best of excellence를 추구하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대개 명품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들이고 그건 흔히 말하는 대로 바늘 한 땀까지 공을 들이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공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 브랜드 이미지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형성된다. 나중엔 그 이미지를 가지고 장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지가 좋으니까 무조건 가격만 높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된 명품회사가 최고의 재료를 찾아서 오디세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진짜 좋은 재료라고 해도 그게 원재료 가격으로는 얼마 안 한다. 그래서 명품회사는 진짜 최고의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치 권리처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재료를 살 수 있고, 거기에 더해 정말 숙련된 장인을 고용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 손재주라는 건 하루이틀에 형성되는 게 아니어서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갭이 말도 못 하게 크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의 질적인 차이 역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된다.

대개 명품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완성도의 극에 달한 물건들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물론 명품도 브랜드 나름이고, 그들간의 격차가 있기도 하다만...) 거기다가 명품은 오래 간다. 정말 수명이 길어진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있다.

 

첫 번째는 원재료와 그걸 만들어낸 craftmanship이 좋아서 그렇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래의 두 번째에서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바로 그 명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그걸 아끼는 노력과 정성이다. 사용자는 이름있고 비싼 물건이기에 그걸 아껴 사용한다. 흠이 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흠이 나면 바로 손을 본다. 때가 타지 않게 하니 오염되지 않기에 박테리아나 좀에 의해 제품이 손상되는 일도 줄어든다. 온습도도 잘 맞춰주니 제품의 원형이 변치 않고 원상이 유지된다. 오래된 건데 어제 산 듯한 느낌의, 그러면서도 그걸 사용해 온 사람의 갸륵한 정성과 마음이 materialized되어 그것에 반영되어 있는 살아있는 물건이 된다.

 

그러다 보면 명품은 그렇게 “아름답게 손때 묻은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난다. 그 때 비로소 명품의 진가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진정한 명품은 대를 물리잖는가? 싼 거 사서 막 쓰고 버리자고 작정한 제품들은 제 수명조차 유지하지 못 하고 버려진다. 그에 대한 사랑이 없는 제품이 귀히 여겨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게 명품에 대한 경험자와 비경험자를 구분한다. 쓸 데 없는 데 돈쳐들인 멍청이들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의 비난이나 불평에 눈길 하나 주지 않을 수 있는 건 진정한 명품을 사용해 본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프라이드라 생각하게 된다. 

 

최근 정윤희 배우 관련 글을 쓰면서 보니까 그녀가 70년대에 입은 옷들 중 상당수가 버버리였다. 당시엔 지금처럼 버버리가 디자인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않고 전래의 스코트랜드 타탄 체크 무늬만 썼기에 쉽게 알 수 있었다. 그 사진이나 영상에 달린 댓글들에 “정윤희는 반세기 전에도 버버리를 입었구나 대단하다.”고 써놨다.^^ 재미있었다. 명품녀가 명품 쓰는데 누가 뭐랄 수 있겠는가?

 

오늘 페북 광고에서 버버리의 대박 상품을 봤다. 매우 유머스러운 제품이라 보는 즉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발한 철제 장식을 가진 정말 사랑스러운 제품이라 집사람에게도 보여줬다. 광고를 보더니 집사람 역시 씩 미소를 짓는다.^^

 

빨래짚게의 모양을 활용한 멋진 디자인 제품이라 이걸 사용하는 사람 옆에서 이 제품을 보는 사람들이 행복해 할 것 같다. 이런 게 디자인이고, 이런 게 마케팅이란 생각이 든다.

 

* 이런 포스트를 하면 속으로 욕할 사람, 내놓고 욕할 사람 많은 거 안다. 하지만 하고픈 말은 하고 사는 거지 뭐.???? 이런 거 가지고 뭐라는 건 열등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으나, 물론 다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안다.^^;(이렇게 공갈까지 쳐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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